Oct 23, 2024

대전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로 주민들의 대기오염 노출 피해가 발생하였는가?

Tags: Thoughts,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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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 발생

2023년 3월 12일 오후 10시 09분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화재는 58시간동안 지속되었고, 화재로 인해 제 2공장이 전소되었으며, 타이어 21만 개가 소실되었습니다 [관련기사 1]. 위 사진과 (대전시 소방본부 제공) 13일 오전 뉴스영상을 통해 그 당시 화재가 얼마나 심각하였는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2023-3-13 오전 10시 위성영상

위 사진은 2023년 3월 13일 오전 10시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으로써 인공위성 스타트업 회사인 나라스페이스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위성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연기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해나갔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2] 에서도 지적하였듯이 공장 주변에는 대규모 주거단지가 모여있기에, 해당 지역 주민들이 연기 노출에 의한 직접적인 호흡기계 피해와 갑작스러운 화재재난에 대한 불안감 등을 호소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재로 인한 대기오염 노출에 대한 정부 조사

공장이 위치한 대덕구는 화재 후 인근지역의 대기 및 수질 검사에서 특이점이 없다고 2023년 3월 17일 발표하였습니다 [관련기사 3]. 기사에 따르면 16일 자정부터 24시간 동안 공장 인근 아파트에서 이동측정장비로 대기질을 측정하였고, 아황산가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벤젠 등 대기오염 물질이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습니다.

2023년 상반기 대기환경 이동측정시스템 측정결과지

위는 [대전시보건환경연구원] 미세먼지 분석과에서 제공하는 2023년 상반기 대기환경 이동측정시스템 대기질 측정결과의 일부입니다. [관련기사 3]에서 소개된 내용보다 긴 기간인 13일 동안 측정이 이루어졌지만 기사와 동일하게 이동차의 측정 값과 대전시내 다른 측정소의 측정값 간에 큰 차이가 없고 평균 농도가 대기환경 기준을 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 후속기사가 없는것으로 미루어 보아, 화재 후 특별한 조치가 수행 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동측정 장비가 위치했던 금강엑슬루타워아파트에서 한국타이어 공장까지의 거리가 문평동 측정소에서 한국타이어 공장까지의 거리와 유사하기에, 두 측정값을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관련지도 1]. 오히려 공장과 500m 거리에 위치한 문평동 측정소는 공장화재로부터 발생한 대기오염의 증가를 잘 대변해줄 수 있는 자료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위 측정결과지의 최고 측정농도에 집중해보면, PM10의 경우 이동차와 문평동 측정소의 측정값은 각각 304 µg/m³, 299 µg/m³이고 이는 도시대기 평균보다 60 µg/m³ 이상 높은 값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사한 양상은 PM2.5 측정값에서도 관찰되는데, 이동차와 인접측정소의 측정값은 84 µg/m³, 133 µg/m³ 로 도시대기 평균인 63 µg/m³ 보다 20 ~ 50 µg/m³ 가량 높게 측정되고 있습니다. 수시간의 고농도 미세먼지 노출도 수개월에 걸쳐 호흡기계 건강영향을 일으킬 수 있으며 [관련논문 1], 일평균 미세먼지 노출이 10 µg/m³ 증가할수록 일평균 사망율 0.7 % 증가하기에 이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차이가 아닙니다 [관련논문 2].

화재로 인한 공장 인근 주민의 대기오염 노출 추정
측정소 간 단순비교

대전시 대기오염 측정소의 위치, Station 1: 문평동 측정소, 오른 그림의 파랑색 건물은 주거건물을 의미

그렇다면 화재로 인해 인근지역 주민들은 얼마의 대기오염에 초과 노출되었을까요? 위에서도 설명하였듯이 대전시에 위치한 정부의 대기오염 측정소 중 1곳(문평동 측정소)이 공장 인근에 위치에 있습니다. 때문에 해당 측정소의 대기오염 측정값과 대전시의 다른 측정소의 측정값과의 단순비교를 통해서도 해당 지역에 초과 대기오염 노출이 있었는지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대전시 대기오염 측정소별 시간별 측정자료를 [AirKorea 홈페이지]에서 획득하였고, 이를 시계열 그림으로 나타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시계열 그림 상 문평동 측정소가 대전시의 다른 측정소에 비해 화재 발생 후 측정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고, 특히 PM2.5, PM10, SO2, CO 에서 이러한 증가 양상이 관찰되었습니다. 또한 화재 직후인 13 ~ 14일에는 문평동 측정소의 측정값에 다수의 결측치가 확인되었습니다. AirKorea 및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기오염 측정소의 결측치에 대해 추가설명을 하지 않으나, 화재연기로 인한 높은 수준의 대기오염이 측정의 오류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타이어 공장 화재 전후 시간 별 대기오염 물질 측정 농도


일반화 합성대조군 분석을 활용한 추론

일반화 합성대조군 분석 (Generalized synthetic control methods) 은 우리 사회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건이나 정책의 영향을 평가하는데 유용한 통계분석법입니다 [관련논문 3]. 예를 들어, A 도시에서 대기질 개선을 위한 새로운 환경 정책이 시행되었고 해당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고 싶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이 수행된 A 도시의 대기오염 값과 정책이 수행되지 않았을 경우 A 도시에서 관찰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오염 값 (air pollution level under counterfactual scenario)을 비교하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A 도시에서는 이미 정책이 수행되었기에, 우리는 가상의 시나리오 상의 측정값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흔히 정책이 수행되지 않은 다른 도시 (대조 도시)의 대기오염 값을 활용하여 A 도시와 비교합니다. 이 때 가장 적합한 비교는 A 도시와 도시의 특성 (인구, 인프라 등) 이 유사한 도시와의 비교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사성은 정책이 수행되기 전 비슷한 수준의 대기오염 농도와 그 패턴으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정책 수행 전 A 도시와 유사한 대기질 변화 패턴을 보이는 다른 도시를 쉽게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일반화 합성대조군 분석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분석법은 정책을 시행하지 않은 여러 대조 도시들의 데이터를 합성해서 A 도시와 비슷한 ‘가상의 도시’(합성대조군)의 대기오염 값을 만들어냅니다. 이 ‘가상의 도시’의 대기오염 값은 정책이 시행되지 않은 경우 A 도시에서 나타났을 대기오염 값을 대변해 주며 정책 시행 후 A 도시와 가상 도시간의 대기오염 농도 비교를 통해 해당 정책으로 인한 대기질 개선 효과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 방법을 대전시 타이어공장 사례에 적용해보면, 화재가 일어난 인근 지역에 위치한 문평동 측정소가 A 도시, 그리고 대전시 내 다른 10개의 측정소가 합성대조군 생성을 위한 대조도시입니다. 2023.01.01-2023.03.12 일 까지의 일별 대기오염 측정 자료를 활용하여 합성대조군을 합성했고, 문평동 측정소와 합성대조군 간 대기오염 농도의 비교를 화재기간 3일간 (2023.03.13-2023.03.15)과 화재기간 + 화재 진화 후 1주일, 총 10일의 (2023.03.13-2023.03.22) 기간동안 비교하였습니다.

타이어 공장 화재 전후 일별 대기오염 물질 측정 농도, exposed: 문평동 측정소, control: 합성대조군

타이어 공장 화재 전후 문평동 측정소에서 초과 측정된 대기오염 농도의 추산


분석결과 화재가 진화되기 전 (화재 발생 후 0-2일) 문평동 측정소에서 다른 측정소에 비해 PM2.5 29.8 µg/m³, PM10 81.5 µg/m³, NO2 12.6 ppb, SO2 22.3 ppb, CO 0.5 ppm 이 초과 측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재 발생 후 10 일 동안을 보면 문평동 측정소에서 PM10 125.2 µg/m³, NO2 50.4 ppb , SO2 32.0 ppb, CO 0.5 ppm 이 초과 측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통해 최소한 문평동 측정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전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비해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로 인한 초과 대기오염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내용 정리
  • 2023년 3월 12일 오후 10 시 발생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는 58시간 동안 지속됨
  • 한국타이어 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화재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음
  •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500M 거리에 있는 문평동 측정소와 대전시내 다른 대기오염 측정소의 대기오염 측정값을 합성대조군 분석으로 비교한 결과 화재 발생 후 10일간 PM10, NO2, SO2, CO에 대한 초과 대기오염 노출이 확인됨.
  • 적어도 문평동 측정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화재로 인한 초과 대기오염에 노출되었고, 그에 따른 건강피해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음.


관련 논문

본 내용에 대한 [논문]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Han, C., Jang, M., Yoon, J., Lee, B., Kim, J., Jang, H., & Benmarhnia, T. (2024). Estimating the acute health effects of smoke exposure from an urban factory fire accident: a case study of a tire factory fire in Korea.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132(8), 087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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